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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문을 두드릴 때 2023-2

부추꽃 Asian chives

by 박용기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한때 유행했던 유모어입니다.


원래 정답은

1. 냉장고 문을 연다

2.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다

3. 냉장고 문을 닫는다


냉장고가 아주 크면 가장 정확한 답입니다.


그 후 많은 다른 버전 정답이 나왔습니다.

교수버전: 조교에게 시킨다

의사버전: 인턴에게 시킨다

그중 전문적이고 특이한 정답도 있습니다.

생물학자 버전: 기존의 코끼리를 새롭게 분류한다.

'동물계 - 척삭동물문 - 포유강 - 장비목 - 냉장고속'으로.

풍자적인 답도 있습니다.

국회의원 버전: 어떻게 넣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코끼리와 냉장고는 둘 다 내 것이다.


저의 버전: 아내에게 부탁한다

(아내는 작은 냉장고 속에 많은 식품들을 기가 막히게 잘 저장합니다.)


그렇다면 마음속 외로움을 날려 보내는 방법은?


박은영 시인의 정답은

'마음에 창문을 달아 놓는다'입니다.


1. 마음의 창문을 연다

2. 외로움을 쓰다듬고 날려 보낸다

3. 마음의 창문을 닫는다.


9월의 하늘을 향해

여러분들도 마음에

부추꽃처럼

외로움을 날려 보낼

창문을 하나씩 달아보세요.




마음에 창문을 달아 놓았다/ 박은영


언제든지 열어볼 수 있는 창문을

마음에 달아 놓았다


무엇이 힘든지 왜 기분이 나쁜지

창문을 열어 본다


창문을 열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토닥토닥

쓰담쓰담


그래서 그랬구나

마음은 풀어진다


다시 포근히

창문을 닫아 놓는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125s, ISO 200


#여름의_끝자락 #부추꽃 #외로움 #마음의_창 #코끼리를_냉장고에_넣는_방법 #마음속_외로움을_날려보내는_방법 #9월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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