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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문을 두드릴 때 2023-3

둥근잎유홍초 Red morning glory

by 박용기


가을 초엽에 만날 수 있는

작고 앙증맞지만

강렬한 느낌의 꽃이 있습니다.

작은 나팔꽃을 닮은 유홍초.


유홍초는

때로는 가늘고 부드러운 솔잎 같이 갈라진 잎과 함께

그리고 때로는 둥근 잎과 함께 피어납니다.


새깃처럼 갈라진 잎이라 하여

새깃유홍초로 불리기도 했는데,

요즈음엔 이 아이를 그냥 유홍초로 부르고

둥근 잎을 가지고 있는 아이를

둥근잎유홍초로 구별합니다.


유홍초(留紅草)의 한자이름의 뜻은

붉음이 머무르는 풀이라고 할까요?

정말 붉은색이 선명합니다.


학명은 Ipomoea rubriflora O'Donell이며

다양한 영어이름이 있습니다.

Red morning glory(붉은 나팔꽃),

Red star (붉은 별),

Mexican morning glory(멕시코 나팔꽃) 등.....


열대 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원예식물로

우리나라에 귀화하여 전국에 자라는

메꽃과의 덩굴성 한해살이풀입니다.


줄기는 다른 물체를 왼쪽으로 감고 올라갑니다.

덩굴성 식물은 감는 방향이 정해져 있는데,

덩굴줄기를 위에서 보았을 때

시계 방향으로 감으면 오른쪽 감기,

시계 반대 방향으로 감으면 왼쪽 감기라고 합니다.


참고로 등나무는 오른쪽 감기,

나팔꽃은 왼쪽 감기입니다.

그런데 수세미와 오이 등은

경우에 따라 왼쪽과 오른쪽 감기를 다 하는

양손잡이입니다.


둥근잎유홍초의 꽃말은

‘영원히 사랑한다.’입니다.

한해살이로 살지만

언제나 '영원히 사랑한다'라고

작은 나팔 불어 외치는 꽃이 사랑스럽습니다.


꽃시장 길가에

버려진 듯 피어난 둥근잎유홍초가

가을이 왔다고 문을 두드립니다.




유홍초/ 장현두


어느샌가 어디선가

귀뚜라미 소리 들리더니

마지막 상사화 피어나고

호박꽃 다투어 피고

장미는 진지 오래인데

연꽃은 수없이 피고 지고

빨강인지 주황인지

작아서 더욱 크게 보이는

누가 지었나

유홍초라는 이름

아침 일찍 빨간 나팔을 분다

가을이 왔다고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1600s, ISO 200


#가을 #초가을 #둥근잎유홍초 #길가_풀밭 #영원히_사랑한다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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