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뜨락-7

대상화 Anemone hupehensis

by 박용기


이맘때가 되면

저는 늘 이 꽃을 만나고 싶습니다.

가을에 가장 어울리는 이름을 가진 꽃

대상화(待霜花) 혹은 추명국(秋明菊).


가을에 꽃이 피고

서리를 기다리는 꽃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

대상화(待霜花)가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종)에 등록된 정식명칭입니다.

하지만 가을을 밝혀주는 국화라는 뜻의

추명국(秋明菊)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그 밖에도 '가을바람꽃' '가을아네모네' '가을모란'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학명은 Anemone hupehensis.

중국 후페성(Hubei)이 고향이라 종소명에 'hupehensis'라는 말이 들어갔습니다.

속명인 anemone는 바람을 뜻하는 그리스어인 anemos에서 왔습니다.

그래서 '가을바람꽃'으로 불리기도 하나 봅니다.

영어 이름은 보통 Japanese anemon로 불리며

때로는 Chinese anemone라고도 합니다.


꽃말은 가을에 피어서인지

'시들어가는 사랑'입니다.


가을이 저물면

꽃도 시들고,

잎도 지는데

사랑도 시들어가는지요?



10월/ 오세영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80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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