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손길-15

황화코스모스 Cosmos sulphureus

by 박용기


하루의 끝자락과

한 해의 끝자락이 만나는 시간


석양과 코스모스도 서로에게 인사를 합니다.

하루 잘 지냈느냐고,

그리고 이 가을도 잘 지내고 있느냐고.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돌이켜봅니다.

새싹처럼 꿈이 막 피어나던 연둣빛 시간도 있고,

푸르른 여름날처럼 무성하던 녹색의 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시간들은

기억조차 없이

어디론가 흘러가버린 것만 같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들이

노을빛처럼 아름답기를

그리고 가을 코스모스처럼 곱기를

기도합니다.




코스모스 꽃길에 서면/ 이대흠


코스모스 꽃길에 서면

사람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게 된다

저렇게 저마다

꽃을 피워 내면서도

꽃들은 다른 꽃을

다치게 하는 법이 없다

꽃피운다는게

누구를 밟고서

올라가는일이

아니라는 것을

꽃들은 이미

알기 때문이다

하늘하늘 흔들리는 코스모스

꽃길이 아름다운 것은

꽃과더불어 잎도 줄기도

기쁘게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때쯤 하늘은 한 별 더 높아진다

제 그늘은 한사코 간직하면서

꽃은 그늘 아래

움츠리지 않는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70mm, ƒ/3.5, 1/2500s, ISO 200


#가을의_손길 #석양 #황화코스모스 #대전_갑천변 #2023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가을의 손길-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