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2023-3

강아지풀 Setaria viridis/wild foxtail millet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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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끝자락에서

갑자기 추워져버린 밤사이

앙상하게 말라버린 강아지풀 위에

포근한 솜이불이 덮였습니다.


눈 내리는 모습을 보면

정말 자유로움을 느낍니다.


정병근 시인의

'강아지풀 위에 쌓이는 눈'이라는 시를 썼습니다.

2020년 3월 24일 자 경기일보에 실린

정병근 시인의 시

'강아지풀 위에 쌓이는 눈' 해설을 보면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빈 서판이 아니다.

타인의 시선이라는 밑그림이 그려져 있다.

자유롭기 위해서는 타인의 독려나 교훈이라는

밑그림을 지워야 한다.

내리는 눈처럼,

‘전 규모’의 의지와

‘전 속력’의 행동으로

타인의 독려와 교훈을 덮는 자만이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강아지풀은

비록 한 곳에 뿌리를 박고 살다 가지만

어쩌면 자유로운 영혼인지도 모릅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강아지풀 위에

하얗게 눈이 내리는 모습은

무한한 자유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강아지풀 위에 쌓이는 눈 / 정병근


눈 온다

눈 쌓인다

강아지풀 눈 받는다

누비이불을 덮어쓴

길이 맨발로 걸어온다

이름도 정부政府도 없는

한 생각이 흔들린다

잘못되지 않으리

세상에

헛사는 것은 없네

천지간 눈 온다

강아지풀 눈 받는다

독려도 교훈도 없이

전 규모로

전속력으로

눈 온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500s, ISO 100


#첫눈 #강아지풀 #자유로움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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