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빗살나무 열매 Euonymus hamiltonianus
요즘 유럽에 빈대가 퍼져 골치를 앓고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등장해 퍼지고 있다는 뉴스를 봅니다.
어릴 적 생각이 나게 하는 뉴스지만
결코 향수에 젖을 유쾌한 뉴스는 아닙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빈대뿐만 아니라 벼룩도 있었고,
옷과 머리에는 이도 살았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제 속옷을 벗겨
뒤집은 뒤 천과 천을 이은 솔기 틈에 숨어있던
이를 잡아주시곤 했습니다.
그리고 겨울철에 자주 감지 못했던 머리에도
머릿니와 이가 낳은 알 서캐가 있어
어머니의 고운 참빗으로 빗으면
옷에 사는 이 보다 검은 머릿니가 우수수 떨어지던 기억이 납니다.
참빗으로도 떨어지지 않는 서캐는
일일이 손으로 눌러 잡아주셨습니다.
이때 사용하던 참빗은
대나무로 만들기도 하지만
옛날에는 단단하고 내구성이 있으면서
주변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참빗살나무를 이용해서 만들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무의 이름이 참빗살나무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참빗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서캐가 무언지도 모르겠지만
참빗살나무는 요즘에도 가을이면
이렇게 붉고 고운 열매를 맺습니다.
참빗살나무/ 김윤숙
참빗처럼 나뭇잎을 파고드는 저 햇살에
한라 능선 차오르는 치렁치렁 그 머릿결
언젠가 마주친 소녀 빛나던 이유 알겠다
어머니 나를 눕혀 서캐를 고르시던
그 손길 설핏 든 잠, 홀로 깨어 서러운 날
땀 냄새 절은 머리칼 참빗살나무 근처다
몇 번을 멈칫대다 끝내 찾지 않은 집
수직의 돌계단 산정 아래 이르러
푸르름 순명으로 받드나 붉게 익는 열매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20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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