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손길-23

벚나무 가을잎 Autumn leaves of the cherry tree

by 박용기


가을이면 자주 찾는

아파트의 벚나무에

올해에도 단풍이 예쁘게 물들었습니다.


나무가 크지 않아

가까이에서 가을잎을 사진에 담을 수 있고

유난히 예쁜 가을잎을 가지고 있어

가을이면 저는 이 나무의 단골손님이 됩니다.


벚나무 가을잎도 노랗고 붉은 단풍이 듭니다.

벚나무 잎에는 여름동안 초록의 엽록소에 가려

보이지 않던 색소들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가을이 되면 잎이 광합성으로 만들어낸 탄수화물을

줄기로 보내지 못하고 잎에 쌓이게 되면서

엽록소가 분해되고 숨어있던

카로틴과 크산토필 같은 노란 색소가 보이게 됩니다.

또 붉은색을 내는 안토시아닌이 새로 합성되어

점차 붉은색도 나타납니다.


그런데 안토시아닌은 햇볕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노란색 보다 날씨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유럽은 단풍이 곱지 않다고 하는데

날씨의 기복이 심하기 때문이며

우리나라의 가을은 기온이 서서히 내려가면서

햇볕도 좋은 편이라 붉은 단풍이 곱다고 합니다.


하지만 올해엔 단풍이 그리 곱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가을 날씨의 변덕이 심해서 인가 봅니다.

그래서 더욱

황금색과 붉은색 단풍을 함께 달고 있는

아파트 벚나무 단풍이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가까이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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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박경리


방이 아무도 없는 사거리 같다

뭣이 어떻게 빠져나간 걸까

솜털같이 노니는 문살의 햇빛


조약돌 타고 흐르는 물소리

나는 모른다, 나는 모른다, 그러고 있다

세월 밖으로 내가 쫓겨난 걸까


창밖의 저만큼 보인다

칡녕쿨이 붕대같이 감아 올라간 나무 한 그루

같이 살자는 건지 숨통을 막자는 건지


사방에서 숭숭 바람이 스며든다

낙엽을 말아 올리는 스산한 거리

담뱃불 끄고 일어선 사내가 떠나간다


막바지의 몸부림인가

이별의포한인가

생명은 생명을 먹어야 하는


원죄로 인한 결실이여

아아 가을은 풍요로우면서도

참혹한 계절이다 이별의 계절이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50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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