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소한도 지나고
겨울이 깊어졌습니다.
눈 속에서 피어나는 꽃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아직 가을빛이 남아있는
가을잎을 만났습니다.
'노병은 결코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 말한
맥아더 장군의 명언이 떠오릅니다.
흰 눈 위에 깃발처럼 세워 놓으니
겨울 아침 햇살을 받아
가을잎은 전성기의 아우라가 남아있습니다.
사진이 정말 빛의 예술임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얼마 전
<와플터치>라는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에서 읽은
함철훈 사진작가의 글이 생각납니다.
그의 글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이 땅의 주인은 이 땅의 아름다움을 본 사람입니다.'
숨어있는 아름다움, 남들이 잘 보지 못하는 아름다움을
사진을 통해 볼 수 있게 하는 사진작가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남이 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더 본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더 행복하다고.
어디 멀리 가지 못하고 주변에서
자연의 작은 것들의 아름다움을 찾아 사진에 담는 저에게
함작가님의 마지막 구절은 저에게 위안이 됩니다.
'내가 인정하는 사진가는
자기 집 앞마당에서 작품을 하는 사람입니다.'
다시 겨울 아침에/ 이해인
다시 겨울 아침에
몸 마음 많이 아픈 사람들이
나에게 쏟아놓고 간 눈물이
내 안에 들어와
보석이 되느라고
밤새 뒤척이는 괴로운 신음소리
내가 듣고
내가 놀라
잠들지 못하네
힘들게 일어나
창문을 열면
나의 기침소리 알아듣는
작은 새 한 마리
나를 반기고
어떻게 살까
묻지 않아도
오늘은 희망이라고
깃을 치는 아침 인사에
나는 웃으며
하늘을 보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100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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