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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Jan 31. 2024

겨울 아침-10


겨울에 눈이 내리면

메마르고 서글퍼 보이던 겨울나무는

갑자기 풍요롭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신을 합니다.


변신이라는 말을 듣거나 말할 때

항상 떠오르는 소설이 하나 있습니다.

대학생 때 읽고 작은 충격을 받아

한동안 머릿속에 있던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이라는 소설입니다.

인간이 하루아침에 벌레로 변신하는 이야기로

실존과 부조리를 묘사한 책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책을 읽다

카프카가 쓴 감동적인 또 다른 책 하나의 내용을 읽게 되었습니다.

'카프카와 인형의 여행'


어느 날 카프카는 베를린의 슈테글리츠 공원을 산책하다가

울고 있는 엘시라고 하는 한 어린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엘시는 인형을 잃어버리고 울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달래기 위해 그는 멋진 해결책을 떠올렸습니다.

인형이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 것이라고.

그리고는 어린 친구 엘시를 위해,

카프카는 자신이 인형 우편배달부가 되어

인형의 편지를 배달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날부터 카프카는 삼 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엘시에게 전해 줄 편지를 쓰면서,

세계 곳곳을 누비는 아주 특별한 인형 이야기를 창조해 냈습니다.

엘시는 카프카가 들려주는 인형의 편지 덕분에

자신의 인형이 즐겁게 세계를 여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믿게 됩니다.

그리고 3주가 지난 후 엘시는 더 이상 슬퍼하지 않고

인형을 마음속에서 떠나보내게 됩니다.


마지막날 카프카는 엘시에게 새로 산 인형을 선물합니다.

여행을 떠났던 자신의 인형과 전혀 닮지 않았다는 엘시에게

마지막 인형의 편지를 전합니다.

"내 여행이 나를 변화시켰어"


어린 엘시에게 인형의 편지를 전한 지 몇 달 후

병에 시달리던 카프카는 4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 후 어른이 된 엘시는

인형 속에서 카프카의 편지를 발견하였습니다.

'네가 사랑하는 것은 모두 언젠가는 사라져 버릴지도 몰라,

하지만 그것들은 반드시 다른 형태의 사랑으로 돌아올 거야.'


눈 쌓인 아름다운 겨울나무도

해가 나면 사라지겠지만,

봄이 되면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찾아올 것입니다.





눈꽃 노래 1/ 이해인


하얀 눈 내리는 날
어디선가 예쁘게
새소리 들려오고

내 마음에 흐르는
시냇물 소리

하루 종일 흘러서
나는 잠들 수도 없네

물소리 따라
맑은 세상 끝까지
가보아야지

순례자인 내가
어머니를 만나
환히 웃을 때까지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60s, ISO 200

#겨울_아침 #눈 #단풍나무 #변신 #카프카와_인형의_여행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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