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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Feb 16. 2024

겨울 아침-15

남천 Nandina domestica


붉고 곱던 열매가 

어디론지 사라지고

앙상하게 빈 가지만 남은 겨울 남천.


그래도 남천임을 알려주는 

열매 몇 개가 남아

함박눈을 맞이하던 겨울 아침.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이 겨울엔

이런 모습 더 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몰라

두고두고 바라봅니다.


2월은 1년 중 가장 초라한 달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올 2월은 하루가 더 있어

29일이 말일입니다. 


하루가 더디 오는 봄도

그만큼 성숙해져 오겠지요?


하루가 더 주어진 올 한 해는

감사할 일도 더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2월 편지/ 홍수희


어딘가 허술하고

어딘가 늘 모자랍니다


하루나 이틀

꽉 채워지지 않은

날수만 가지고도

2월은 초라합니다


겨울나무 앙상한

가지 틈새로 가까스로

걸려 있는 날들이여,


꽃빛 찬란한 봄이

그리로 오시는 줄을

알면서도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1년 중에

가장 초라한 2월을

당신이 밟고 오신다니요


어쩌면 나를

가득 채우기에

급급했던 날들입니다


조금은 모자란 듯 보이더라도

조금은 부족한 듯 보이더라도


사랑의 싹이 돋아날

여분의 땅을 내 가슴에

남겨두어야 하겠습니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50s, ISO 200


#겨울_아침 #눈 #남천 #겨울나무 #2월 #올_2월은_하루_더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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