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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Feb 15. 2024

겨울 아침-14

소나무

대부분 잎이 지거나

갈색으로 변한 주변의 나무들과는 달리

소나무는 겨울에도 녹색의 잎이 싱싱합니다.


그런데 사실 소나무도 낙엽이 집니다.

소나무 잎은 2년생으로

가을이 되면 2년째의 잎은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1 년 된 잎은 그대로 겨울을 난다고 합니다.


소나무 잎은 바늘 모양으로

겨울에도 잎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넓은 잎 식물보다 적고

잎에 지방질이 많아 추위를 잘 견딘다고 합니다.

숨을 쉬는 기공 주변의 세포벽도

두꺼운 왁스로 덮여 있어

수분 증발을 막아주어 효과적으로 겨울을 견뎌낸다고 합니다.

참 오묘한 자연의 디테일이 놀랍습니다.


녹색의 잎 위에

하얗게 눈이 쌓인 겨울 아침 풍경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웠습니다.


저렇게 늘푸름의 모습을 지킬 수 있는

소나무의 한결같음을 배우면 좋겠습니다. 




눈사람/  월러스 스티븐스 (류시화 옮김)


서리와 눈 쌓인

소나무의 가지를 응시하려면

겨울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얼음으로 뒤덮인 향나무와

멀리 일월의 햇빛 속에 반짝이는

거친 가문비나무를 바라보려면

오랫동안 추워야 한다


바람 소리와

몇 안 남은 나뭇잎 소리에서

어떤 비참함도 생각하지 않으려면


그 소리는 대지의 소리

같은 헐벗은 장소에서 부는

같은 바람으로 가득한


눈 속에서 귀 기울여 들으며

스스로 무(無)가 된 자는

그곳에 있지 않은 무와

그곳에 있는 무를 본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100s, ISO 200


#겨울_아침 #눈 #소나무잎 #소나무의_겨울나기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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