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용기 Feb 22. 2024

2월에 내리는 비-1


우수가 지난 2월에

겨울비인지 봄비인지 구별하기 힘든 비가 내립니다. 


아직 두꺼운 겨울 외투를 입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겨울비로 다가오고

봄이 오기를 기다리며 

가벼운 옷차림으로 갈아입은 사람들에게는

분명 봄비가 될 그런 비가 내립니다.


벌써 꽃망울을 부풀린

매화 가지에 내리는 비는 봄비 같고,

아직 가을잎을 매달고 있는 

단풍나무 가지에 내리는 비는 겨울비 같습니다. 


비록

각자의 마음속에 

다른 계절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2월에 내리는 비지만

비를 따라 계절은 

봄을 향해 흐릅니다.





2월의 시 /함영숙


겨울 껍질 벗기는 숨소리

봄 잉태 위해

2월은 몸사래 떨며

사르륵 사르륵 허물 벗는다.


자지러진 고통의 늪에서

완전한 날, 다 이겨내지 못하고

삼일 낮밤을 포기한 2월


봄 문틈으로 머리 디밀치고

꿈틀 꼼지락 거리며

빙하의 얼음 녹이는 달


노랑과 녹색의 옷 생명에게 입히려

아픔의 고통, 달 안에 숨기고

황홀한 환희의 춤 몰래추며


자기 꼬리의 날 삼일이나 

우주에 던져버리고

2월은 봄 사랑 낳으려 몸사래 떤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60mm, ƒ/3.5, 1/50s, ISO 200


#2월에_내리는_비 #단풍나무 #빗방울 #봄을_향해_흐르는_비 #2024년

매거진의 이전글 봄의 시작-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