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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Aug 13. 2024

여름 2024-16

버들마편초 Verbena bonariensis


여름 내내 꽃을 피우는 버들마편초는

생명력이 참 강한 식물인가 봅니다.

 

올봄

저희 집 발코니에 있는

밴쿠버제라늄화분 가장자리에

싹이 하나 돋았습니다.


처음엔 잡초인 줄 알고 뽑아버리려 했지만

무엇일지 궁금해 두고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자라면서 점점 어디선가 보던

풀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아이가 자라

지금은 내 키보다 커졌고

보라색 꽃들을 여름 내내 예쁘게 피우고 있습니다.


언젠가 버들마편초를 다른 화분에 심었던 적이 있는데

아마도 그 씨가 건너편에 놓여있던

밴쿠버제라늄 화분에 떨어져

올봄에 싹이 났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동네 공원에서 만났던 버들마편초에는

배추흰나비가 꿀을 마시며 모델을 해주었습니다.


'나비'는 '나불나불 거리며 날다'에서 온 우리말 이름입니다.

'낣이(날비)'가 어원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butterfly라고 하는데

어원이 분명하지는 않고 몇 가지 설이 있습니다.

고대 영어에서는 "buttorfleoge"라는 말이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이 말이 'butter'와 'fly'를 조합한 말이라는 설입니다.

서양 사람들은 나비가 버터를 훔쳐간다는 속설이 있고,

노란 나비의 색이 버터색과 비슷해 butterfly라 부른다는

좀 믿기 어려운 설이 있습니다.


또 다른 설은

'buttor'가 버터가 아니라 'beater'

즉 펄럭이는 것의 의미라

'날개를 펄럭이는 날벌레'라는 의미라는 것입니다.


나비는 또 '빠삐용' 혹은 '파피용' 등으로도 불립니다.

이는 프랑스어로 나비를 뜻하는

'Papillon'에서 온 말입니다.

우리에게는 1973년에 개봉한 영화

'빠삐용' 때문에 잘 알려진 이름이기도 합니다.


나비 때문에

생각이 나비처럼 자유롭게 흘러버렸습니다.

자유로운 삶을 사는

나비가 아름다운 여름입니다.




나비 / 최승호


등에 짐짝을 짊어지고 날거나

헬리콥터처럼 짐을 매달고 날아가는

나비를 나는 본 적이 없다.

나비는 가벼운 몸 하나가 있을 뿐이다.

몸 하나가 전 재산이다.

그리고 무소속이다.

무소유의 가벼움으로 그는 날아다닌다.

꽃들은 그의 주막이요,

나뭇잎은 비를 피할 그의 잠자리이다.

그의 생은 훨훨 나는 춤이요,

춤이 끝남은 그의 죽음이다.

그는 늙어 죽으면서 바라는 것이 없다.

바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그는 자유롭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098517099/summer-2024-16-by-yong-ki-park


#여름 #버들마편초 #배추흰나비 #butterfly #빠삐용 #자유로운_삶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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