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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Aug 19. 2024

여름 2024-17

흰비비추 Hosta longipes


한밭수목원에서 만났던 흰비비추입니다. 

보통 비비추는 보라색의 꽃이 피는데

이 아이는 옥잠화처럼

하얀색의 꽃이 핍니다. 


우리나라, 일본 등 동아시아가 자생지인 비비추는

서양으로 건너가 많은 원예종으로 개량되었습니다. 

꽃대를 길게 올리면서 

한여름 꽃을 피워내는 비비추

그것도 숲을 배경으로 

흰색으로 피어난 꽃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비비추는 원래 원추리처럼

봄에 나는 새 싹을 나물로 먹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린잎을 나물로 먹을 때

거품이 나올 때까지

손으로 잘 비벼서 먹어야 한다고 해서

'비비추'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 있습니다. 

'추'는 참취, 곰취, 미역취 등

나물로 먹는 식물에 주로 붙는 '취'가

'추'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비비추라는 이름의 또 다른 설은

새순이 나올 때 

잎이 비비 꼬여서 돋아난다고 해서 

비비추라 이름 붙였다는 설입니다. 


학명은 Hosta longipes

속명인 Hosta는 호주의 식물학자

Nicholas Thomas Host를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이지만

학명은 외국 식물학자의 이름이 붙여진 게

조금 서운하게 느껴집니다.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게 1812년의 일입니다.


그 시절 우리나라는

순조(純祖) 11년으로 

홍경래의 난이 일어난 해라고 합니다. 


한여름 폭염이 지속되지만,

시원한 숲을 배경으로 피어난 흰비비추 사진을 보면서

잠시 꽃멍의 시간을 가져봅니다. 





8월 비비추/ 박의용

                    

연일 폭염경보가 발령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불볕 더위에

심지어는 모두가 쉬어야 할 밤까지도

열대야의 연속이다

사람은 물론이고

동물도 식물도

견디기 어려운

8월


아침마다

그 특유의 연보랏빛 꽃을 피워주는

비비추도

잎이 타들어 간다


숨을 헐떡이며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견뎌야 한다 견뎌야 한다

안으로 안으로 다짐하고 다짐해보지만

타는 목마름은 어쩔 수가 없다


생명이 있는 모두에게

8월의 폭염은 커다란 시련이고 재앙이다

비비추도 서로 격려하며 견디어내고 있다

살짝 뿌린 빗줄기도 뜨겁기만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9월은 반드시 오리니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https://500px.com/photo/1098869277/summer-2024-17-by-yong-ki-park


#여름 #비비추 #Hosta #무더위 #꽃멍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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