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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Aug 20. 2024

여름 2024-18

왕원추리 Hemerocallis fulva


아파트 화단에 초여름에 피어난 왕원추리입니다.


모든 꽃들이 비를 맞으면

다른 모습으로 변합니다. 

더 싱싱해지고

색도 더 진하게 보입니다. 

물방울이 맺힌 모습은

더욱 청초한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왕원추리는 원추리보다 더 꽃이 크고 화려합니다. 

하지만 꽃은 원추리와 마찬가지로 하루만 피고 시들어

아쉬움을 남깁니다. 


그래서 원추리의 영어 이름은 'daylilies'입니다.

학명도 Hemerocallis.

영어 이름이나 학명 모두 하루만 핀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원추리는 백합과 식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인터넷의 많은 자료에는 백합과 식물이라고 쓰여있습니다. 

2009년 이전까지는 

원추리를 백합과 식물로 분류했기 때문입니다. 


꽃은 백합 혹은 나리와 비슷하지만,

성장 습성, 줄기, 잎의 형태 및 뿌리 모양 등이 

백합과는 달라

2009년에 Xanthorrhoeaceae(크산트로이)과로 재분류되었고,

2016년에는 Asphodelaceae(아스포델과)로 이름이 변경되었습니다.


아스포델루스과(Asphodelaceae)는 아스파라거스목에 속해

백합보다는 아스파라거스와 더 가까운 친척이라고 하니

과학적 분류는 겉모양만 보는 것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집안 내력은 좀 복잡한 사연을 가지고 있지만

여름이면 가까이 피어나

우리와 친해진 꽃입니다. 


꽃말은 '기다리는 마음'입니다. 

여름을? 비를? 

무언가를 기다리는 마음은

우리를 설레게 합니다. 




원추리 / 淸草배창호


綠 雨,
푸른 비가 잦은 이맘때
쪽빛 바다를 그대로 빼닮은 산야에
온통 이슬에 구르는
잎새조차 눈부신 득음이다


진흙 속에 연꽃이 있다면
산자락에는
고요한 그리움을 예스럽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한 획의
담채를 피우고 있으니


가시덤불 속일지라도
홀로 선정禪定에 든 빼어남이
깊고 그윽한 네,
예 머무름조차 담담淡淡한
날마다 기다림이 환희가 되었다


"(담채=엷은 채색)"
"(芒種과 夏至사이에서 매일매일 새로 피우는 원추리꽃)"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098925904/summer-2024-18-by-yong-k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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