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2024-22

루드베키아 Rudbeckia

by 박용기


대표적인 여름 꽃의 하나인 루드베키아입니다.

학명(Rudbeckia)을 따라 부르는 이름입니다.


이 이름은 식물 분류학의 대가

칼 폰 린네가 그의 후원자이자

스웨덴 웁살라(Uppsala) 대학의 동료 식물학자인

루드벡(Rudbeck 2세)과 그의 아버지 올라우스 루드벡을 위해 붙인 이름입니다.


아버지 올라우스 루드벡(Olaus Rudbeck, 1630–1702)은

유명한 의학박사로

림프계를 발견한 사람이며,

자연학자이며 언어학자 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스웨덴 최초의 식물원을 설립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현재 이 식물원은 '린네 정원(Linnaean Garden)'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꽃은 북아메리카가 원산입니다.

영어 일반명은 coneflowers.

콘플라워라는 이름은 루드베키아뿐만 아니라

에케네시아나 등을 부를 때도 사용하는데,

꽃의 중앙에

원형의 밑면과 뾰족한 끝이 있는(원추, cone)꽃의

통칭으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영어 일반명은

black-eyed-susans(검은 눈 천인국)입니다.

중앙의 검은 부분이 눈동자를 연상시켜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이름은 1720년 영국에서 쓰인

인기 있던 노래에서 유래했을 수 있습니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 노래는 "검은 눈동자 수잔(Black-eyed Susan)"이라는 아가씨가

선원들 사이에서 그녀의 연인인

"스위트 윌리엄(Sweet William)"을

찾고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꽃 이름을

정작 꽃들은 아는지

조금은 궁금한 여름입니다.




루드베키아/ 천 외자


그는 나오지 않았다

의자에 앉아서 쉼보르스카 시집을 꺼낸다

책을 펴서 얼굴을 가리고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삼십분만 소리 죽여 울다가 일어설 것이다

루드베키아가 피어있는 간이역

서로 떨어진 꽃잎이 제각각 바라보는 방향으로

이별은 역사의 빈 공터에서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시들고 있다

누군가 새롭게 만들고 있다

만남을 잃어버린 역사에서 모든 것은 이별의 진행 방향이다

기차가 떠난다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의자에서 일어선다

출구로 나가는 사람들 속에 내가 없어도 아무도 주의하지 않는다

의자 위에는 바람이 시든 장미 다발처럼 놓이고

나는 선로 건너편 루드베키아 꽃밭 속으로……

시베리아로, 안데스로, 히말라야로, 실크로드로……

샛노란 꽃잎의 길이 열린다

이 많은 길을 누가 만들었을까

카테리니행 기차는 여덟시에 떠났다네

또 다른 루드베키아 한 송이가 새로 핀다

하나가 아니고 유일한 것도 아니고

이별은 일상이 되고

이제 얼굴을 책으로 가리고 혼자 울지 않아도 된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099476541/summer-2024-22-by-yong-k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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