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도-1

by 박용기


‘알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한 섬.’이라는 뜻을 가진 섬.

남해안 통영에 속하는 욕지도(欲知島).


욕지는 극락을 뜻하는 말로

화엄경에 나오는 ‘욕지연화장두미문어세존(欲知蓮花藏頭眉問於世尊)’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욕지도 주변의 섬들도 같은 뿌리를 두고 있어

연화도, 두미도, 세존도 등이 있습니다.

지상낙원처럼 아름답고 살기 좋은 섬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번 여름휴가는

외손녀가 엄마 아빠와 호주에 여행을 간 틈을 타

욕지도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집에서 통영 삼덕항까지 200여 km를 간 후

배에 차를 싣고 55분 정도를 더 갑니다.


아내가 여러 채널을 통해 고른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욕지도에서 가장 깨끗한(?) 바닷가 펜션이

2박 3일의 우리 집이 되었습니다.


배에서 바라본 여름 바다는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주었습니다.

뜨겁지만 청량한 여름 해가

지상낙원으로 가는 바닷길에

은빛의 윤슬을 뿌려놓았습니다.




배 후미 갑판에서 바라보는 바다도 참 멋집니다.

배가 갈라놓은 바닷길에는

하얗게 물거품이 부서지면서

작은 파도의 소용돌이를 만들었습니다.

한참을 물멍에 빠지게 했습니다.


아내가 고른 숙소는

기대만은 못했지만,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바닥에 앉아 창밖을 보면

(일어서서 보면 양식장이 보이므로 ㅋㅋ)

바다와 멀리 섬들이 보이고

그 위에 푸른 하늘과 흰 뭉게구름이

그림 같은 여름 풍경을 만들어 냈습니다.




첫날의 일정은

숙소에서 쉰 후

멍게비빔밥으로 저녁을 먹고

잠시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여

숙소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유동노을전망대에서

석양을 감상하는 것이었습니다.


전망대에 도착했을 때엔

멋진 석양과 노을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오른쪽에 있던 구름이

슬며시 다가와 수평선위를 점령하면서

석양이 구름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아쉽기는 했지만 노을 진 하늘과

노을빛으로 물든 바다가 아름다워

어둑해질 때까지 전망대에 머물다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우리가 기대하고 바라던 석양과는 다른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삶의 끝은 또 어떤 모습일지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노을/ 최윤경


나이를 먹는다는 건

나를 곱게 물들이는 일

세월과 함께 그윽하게 익어가는 일

동그마니 다듬어진 시간의 조약돌

뜨겁게 굴려보는 일

모지라진 꿈들 잉걸로 엮어

꽃씨 불씨 타오르도록

나를 온통 피우는 일

*잉걸: 불잉걸의 준말, 불이 이글이글하게 핀 숯덩이




#여름휴가 #욕지도 #바다 #하늘 #구름 #석양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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