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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Sep 25. 2024

가을이 오려나-6

무릇꽃 Barnardia japonica, Autumn squill


이 늦여름이

집 앞 공터가 된 

공동관리아파트 풀밭에

가득 피어난 무릇꽃을 보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에는

무덥고 힘든 여름이지만

천천히 가기를 바라는 생각이 자리하기도 했습니다. 


들꽃을 노래한 김창진 시인의 '무릇 2'라는 시가 있습니다. 

김창진시인이 작고한 뒤

그의 시에 사진과 평설을 써

<들꽃, 시를 만나다>라는 책을 낸

작가이며 들꽃탐사를 하는 이상옥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 시를 보며 다음과 같은 설명을 하였습니다. 


"사물이나 인물의 진면목을 알아내는 최선의 길은

돌아서서 시간과 거리를 두고 관조하는 데 있다"


벌써 이제는 지난여름이 된

2024년의 지독했던 무더위 속에 피어났던 무릇꽃들도

시간이 지나면 

가슴속에 

아련한 그림움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두 줄기의 무릇꽃들이

마치 떠나가는 계절과 다가오는 계절이

비켜가는 모습처럼 느껴집니다. 



무릇 2/ 김창진


산을 거닐다 만나는

저만치의

꽃은

그냥 어떻게 피는가

지나오면

내 마음에 와서는

그 존재감

돌아다보면

꽃은

여전히

저만치인 것을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101048641/will-fall-come-6-by-yong-ki-park


#가을이_오려나 #무릇꽃 #공동관리아파트 #시간이_지나면_아련한_그림움으로_다가올_꽃 #비켜가는 _계절 #꽃추상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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