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꽃 Barnardia japonica, Autumn squill
이 늦여름이
집 앞 공터가 된
공동관리아파트 풀밭에
가득 피어난 무릇꽃을 보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에는
무덥고 힘든 여름이지만
천천히 가기를 바라는 생각이 자리하기도 했습니다.
들꽃을 노래한 김창진 시인의 '무릇 2'라는 시가 있습니다.
김창진시인이 작고한 뒤
그의 시에 사진과 평설을 써
<들꽃, 시를 만나다>라는 책을 낸
작가이며 들꽃탐사를 하는 이상옥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 시를 보며 다음과 같은 설명을 하였습니다.
"사물이나 인물의 진면목을 알아내는 최선의 길은
돌아서서 시간과 거리를 두고 관조하는 데 있다"
벌써 이제는 지난여름이 된
2024년의 지독했던 무더위 속에 피어났던 무릇꽃들도
시간이 지나면
가슴속에
아련한 그림움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두 줄기의 무릇꽃들이
마치 떠나가는 계절과 다가오는 계절이
비켜가는 모습처럼 느껴집니다.
무릇 2/ 김창진
산을 거닐다 만나는
저만치의
꽃은
그냥 어떻게 피는가
지나오면
내 마음에 와서는
그 존재감
돌아다보면
꽃은
여전히
저만치인 것을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101048641/will-fall-come-6-by-yong-k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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