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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Sep 26. 2024

가을이 오려나-7

닭의장풀 Dayflower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아침이면 풀밭에 닭의장풀 꽃이 피어납니다.


이 아이들은 나팔꽃과 친구인지

아침에 피었다가 오후가 되면 시듭니다.


하루살이 꽃이라

영어 이름은 dayflower.

하루만 피고 지는 꽃이라

꽃말도 '순간의 즐거움', '짧았던 즐거움', 혹은 '그리운 사이'라고 합니다.


학명은 Commelina communis

린네가 네덜란드의 식물학자인

얀(Jan)과 카스파르 코멜린(Caspar Commelijn)을 기리기 위해 붙인 이름입니다.

린네는 닭의장풀의 크고 화려한 두 개의 꽃잎

그 두 사람을 상징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말 이름 닭의장풀은

커다란 꽃잎이 닭의 벼슬을 닮았다고 해서,

또는 닭장 옆에서도 잘 자란다고 해서 붙여졌습니다.


식물 전체를 나물로 먹기도 하며,

한방에서는 해열·해독·이뇨·당뇨병 치료에 쓴다고 합니다.


보통 짙은 청자색의 꽃이 피지만

사진처럼 연한 보라색 꽃도 있고,

드물지만 흰색 꽃도 있습니다.


정명은 닭의장풀이지만

어쩌면 '달개비'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달개비는 이 꽃이 닭의 볏, 즉 닭의 머리에 붙어있는 벼슬과 닮았다고 해서

'닭의볏'에서' 달개비 '라는 이름으로 변하였다고 합니다.

왜 달개비의 정명이 닭의장풀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달개비가 어딘지 더 정감이 갑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고 꽃을 노래한 김춘수.

그는 25권의 시집과 시선집을 남겼는데,

그의 마지막 시집이 '달개비꽃'입니다.


그가 노래한 달개비꽃이 바로

닭의장풀입니다.

그는 오래전 하늘나라로 떠나갔지만,

올해에도 달개비꽃은

한밤에 숨어서 암금암금

아침이면 눈을 뜹니다.


달개비꽃/ 김춘수


울고 가는 저 기러기는

알리라,

하늘 위에 하늘이 있다.

울지 않는 저 콩새는 알리라,

누가 보냈을까,

한밤에 숨어서 앙금앙금

눈 뜨는,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101103111/will-fall-come-7-by-yong-ki-park


#가을이_오려나 #닭의장풀 #달개비 #김춘수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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