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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Nov 28. 2024

시가 되는 가을날-19

대상화  Anemone hupehensis


서리를 기다리던 대상화도 지고

떠나가는 가을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첫눈이 내렸습니다. 


그래도 마음속에선

가을을 차마 보내지 못하고

아름다웠던 가을에 머뭅니다. 


아직 가을에 담아두었던

가을꽃과 가을잎의 사진이 

다 끝날 때까지......




11월 / 정군수


아내의 손을 잡고 밤거리를 간다

불빛 사이로 잎이 진다

겨울로 가고 있는 은행나무

아내는 말이 없다

그 손금에서도 잎이 지고 있다

문을 닫지 말아야지

겨울이 오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찬바람이 이는 마음의 문을 열어 놓는다

벌거벗은 나무가

나이테를 만들어 가고 있다

사람들이 가고 있다

문을 닫고 불을 끄고 이 밤

그들은 얼마나 긴 성을 쌓을까

구급차의 경적소리가 들린다

이 밤에 다 지려는가

몇 잎 남은 은행잎이

바람에 실려가다

아내와 나의 발등에 떨어진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104666309/a-poem-of-autumn-19-by-yong-ki-park


#시가_되는_가을날 #대상화 #가을의_끝 #첫눈 #마음속에_남아있는_가을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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