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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Dec 02. 2024

시가 되는 가을날-21

쑥부쟁이와 부전나비 Aster yomena


쑥부쟁이가 옹기종기 모여 피어있는 풀밭에

작고 귀여운 암먹부전나비가 놀러 왔습니다.


보랏빛 꽃잎과

노란 꽃술이

작은 나비와 참 잘 어울리는

멋진 가을날이었습니다.


이제

그 자리에 12월이 찾아들고

가을이 떠난 자리는

겨울이 차지하겠지요.


까만 눈이 유난히 인상적인

암먹부전나비의

겨울이 걱정됩니다. 


아마 이 아이들도 

꽃과 같이 사라지고

꽃들이 뿌리나 씨앗으로

겨울을 견뎌내듯

번데기로 겨울을 견뎌내겠지요.


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지만

우리의 염려와는 다르게

내년 봄이 되면

이 작은 생명들은 

새롭게 태어나 우리 곁을 찾아올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 삶에서도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을

미리 걱정하고 염려하면서

힘들어하고 있지나 않은지......



여러분의 염려를 다 하나님께 맡기십시오. 
하나님이 여러분을 보살피고 계십니다.
- 현대인의 성경 베드로 전서 5:7


쑥부쟁이 / 김승기


어디로 가야 할까

온몸으로 피워낸 열정

스러지면

목 메이는 이 황량(荒涼)한 들판을 두고

내 영혼 어디에서 뉘여야 할까

여름 내내 푸름에 둘러싸여

크게 한 번 소리내지 못했어도

이젠 다들 떠나간 뒤끝

내 웃음이 없었으면

늦가을의 하늘이 얼마나 삭막했으랴

이제 겨울이 와 있는데

웃음을 거두고 난

말라비틀어진 이 몰골로

겨울의 강을 어떻게 건널 수 있을까

바람소리만

밤새도록 목을 조른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104902316/a-poem-of-autumn-21-by-yong-ki-park


#시가_되는_가을날 #쑥부쟁이 #암먹부전나비 #가을의_끝 #12월의_시작 #모든_염려를_그분께_맡기기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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