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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Dec 03. 2024

시가 되는 가을날-22

구절초 Siberian chrysanthemum


만인산 자연휴양림에서 만난 구절초는

막 가을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저리도 맑고 깨끗한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장자리의 설상화(舌狀花) 안에

동그란 꽃마을이 있습니다. 

수많은 작은 꽃들로 이루어진 이곳이

진짜 암술과 수술이 있는 

작은 관상화(管狀花)들의 마을입니다.  

꽃 모양이 긴 관 모양이라 

그렇게 불립니다. 


꽃동네의 가장자리부터 꽃이 피면서

노랗게 물들고

안쪽의 녹색 구슬들은

꽃이 피지 않은 봉오리들입니다. 


이런 오묘한 꽃모양은

국화과 꽃들의 공통적인 특징입니다. 


하나님께서 코스모스를 가장 먼저 만드신 후

다양한 꽃들을 만드시고

가장 마지막으로 국화를 만드셨다고 하지요.

그래서 완성도가 가장 높은 꽃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절초의 꽃말 중에는 

'순수'라는 것도 있는데

이 꽃에 딱 맞는 꽃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구절초 핀 가을의 향기가 

벌써 그립습니다.




구절초꽃 /김용택


하루 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로

산그늘을 따라서 걷다보면은

해 저무는 물가에는 바람이 일고

물결들이 밀려오는 강기슭에는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이

물결보다 잔잔하게 피었습니다

구절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요

구절초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하루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에

산 너머 그 너머 검은 산 너머

서늘한 저녁달만 떠오릅니다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에

달빛만 하얗게 모여듭니다

소쩍새만 서럽게 울어댑니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104961922/a-poem-of-autumn-22-by-yong-ki-park


#시가_되는_가을날 #구절초 #만인산_자연휴양림 #국화과꽃 #순수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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