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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Dec 04. 2024

시가 되는 가을날-23

해국 Aster spathulifolius


가을이 되면 

우리 집 발코니 화단에서 기다려지는 꽃이 있습니다. 

몇 해 전 지인의 정원에서 분양해 온

해국입니다. 


그런데

2년 전 꽃이 핀 후 

가지들이 너무 구불거리며 길게 자라

아내가 가지치기를 한 후

지난해에는 꽃을 피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가을에 

더 기다려지던 꽃입니다.

이 가을에

한 줄기에서 예쁘게 꽃대를 올리고

보라색 꽃들이 하나씩 피었습니다. 


해국(海菊)은 한자 이름처럼

바닷가에서 해풍을 맞으며 피는 국화입니다. 

그래서 잎에 털이 많은 것은 

거센 바닷바람을 견디어내야 내야 하기 때문에

보온을 위함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K-flower입니다. 

그래서 영어 위키백과에도

한글 이름이 등장합니다. 


'Aster spathulifolius (Korean: 해국/haeguk, known in English as seashore spatulate aster[1]) is a native Korean flowering plant that grows on seashores.'


학명 중 속명인 아스타(Aster)는 

라틴어로 '별'이라는 뜻이고

종소명인 스파튤리폴리스(spathulifolius)는

주걱 모양의 잎을 의미합니다. 


다른 국화들과는 달리

해국은 나무이기도 하고 풀이기도 한 

반목본성(半木本性) 식물이라고 합니다. 

즉 줄기와 잎이 겨울에도 죽지 않고 그대로 살아서 

줄기가 굵어지고 목질화되어 

마치 나무 모양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희 발코니의 해국도 그렇습니다. 


비록 바닷가에 핀 해국은 아니지만

한 해를 걸러 꽃을 피운

발코니의 해국도 참 반갑고 아름다웠습니다. 


12월로 접어들면서 

이제는 거의 끝물의 꽃이 남아있는 모습이

조금은 애처로워 보이지만

이 꽃을 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초겨울의 바닷소리가 들릴 것만 같습니다. 

 



해국/ 김창진


꽃잎은

보라로 물들어 간다

절벽의 바위들이

해풍을 막고 있다

바닷바람은

에돌아 올 텐데

꽃잎들은

벌써 쩝쩝해 온다

바위틈에서

혀 차는 소리가 짭짭하다

지국총 지국총

내가 물들어 간다

 


*지국총: 배의 닻을 감을 때 나는 소리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105020308/a-poem-of-autumn-23-by-yong-ki-park


#시가_되는_가을날 #해국 #발코니_정원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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