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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는 마음-2025-3

백일홍 zinnia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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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 한 구석

에어컨 실외기 옆에 자리 잡은

조금 큰 화분에는

겨울 내내 흰 백일홍이 피고 있습니다.


창가라 조금 추울 법도 한데

그래도 꿋꿋이

예쁜 꽃을 피워내고 있어

너무도 고맙고 예쁩니다.


이제 겨울의 끝자락에서 보니

이 아이들은 겨울 내내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피워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석정 시인의 시처럼

겨울나무는 나무끼리

이 꽃은 꽃끼리

봄을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홀로 피지 않고

이렇게 다정한 모습으로

손잡듯 피고 있었나 봅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 신석정


우수도

경칩도

머언 날씨에

그렇게 차가운 계절인데도

봄은 우리 고운 핏줄을 타고 오고

호흡은 가빠도 이토록 뜨거운가?


손에 손을 쥐고

볼에 볼을 문지르고

의지한 채 체온을 길이 간직하고픈 것은

꽃 피는 봄을 기다리는 탓이리라.


산은

산대로 첩첩 쌓이고

물은

물대로 모여 가듯이


나무는 나무끼리

짐승은 짐승끼리

우리도 우리끼리

봄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109256396/waiting-for-spring-2025-3-by-yong-k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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