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ic-7

무릇 꽃 필 무렵

by 박용기


한 여름이 지나고
어디선가 가을의 느낌을 만나고 싶을 때
내가 가장 먼저 찾는 꽃.

풀밭에 흔하게 피는 꽃이지만
예사롭지 않은 아름다움을 지닌 꽃
무릇 꽃입니다.

가늘고 긴 꽃대 올리고
아래부터 작은 별들을 하나씩
매달아가면서
가을이 올 날을 세어가는 꽃

더위로 몸살 앓던 풀밭을
이 꽃의 정갈함으로 정화해야만
가을은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늦여름 초가을이 주는
아름다운 선물입니다.

*

무 릇/ 김승기

*
이 세상에 꽃으로 왔으면
반짝 피었다 지고 마는
짧은 생일지라도
은은하게 향기는 남기고 가야지

타는 여름
말라버린 강을 건너왔으면
그래도 길고 질긴 목숨 아니던가

작아서 더 초롱초롱하게
가을밤 별빛 같은
그런 꽃을 피워야지

무심한 짐승들도 가끔 쳐다보며
그렁그렁해지는 눈망울
그 깊은 우물 화안히 비추는
등불 하나 걸어두고 가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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