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 다가온 봄-3

매화 Plum blossoms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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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한 송이에는

암술이 중앙에 1개가 있고

수술은 약 40여 개 정도가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작은 꽃 속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꽃술을 보니 콩나물 교실이 생각납니다.

어릴적 다니던 초 중 고 모두

한 반에 60여명씩 빽빽이 모여 공부를 했습니다.


외손녀가 다니던 대전의 초등학교에서는

한 반에 대략 25명 정도의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대전에서는 여기도 과밀 학급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입학한

서울의 중학교에는

인구 과밀지역이라

한 반에 30명이 넘는

요즘으로는 콩나물교실입니다.


어릴적 어머니께서 방 윗목에서

까만 천을 둘러놓고

수시로 물을 주며 키우시던

콩나물 시루가 생각납니다.

카만 천을 열면

노랗게 고개를 들고 자라는

귀여운 콩나물들이 빼곡이 들어있던 기억.


매화 속에서

어릴적 추억들이 향기처럼 피어납니다.




매화 앞에서 / 이해인


보이지 않게

더욱 깊은

땅 속 어둠

뿌리에서

줄기와 가지

꽃잎에 이르기까지

먼 길을 걸어 온

어여쁜 봄이

마침내 여기 앉아 있네

뼛속 깊이 춥다고 신음하며

죽어가는 이가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하던

희디흰 봄햇살도

꽃잎 속에 잡혀 있네

해마다

첫사랑의 애틋함으로

제일 먼저 매화 끝에

피어나는 나의 봄

눈 속에 묻어두었던

이별의 슬픔도

문득 새가 되어 날아오네

꽃나무 앞에 서면

갈 곳 없는 바람도

따스하여라

"살아갈수록 겨울은 길고

봄이 짧더라도 열심히 살 거란다

그래, 알고 있어

편하게만 살순 없지

매화도 내게 그렇게 말했단다."

눈이 맑은 소꿉동무에게

오늘은 향기 나는 편지를 쓸까

매화는 기어이

보드라운 꽃술처럼 숨겨두려던

눈물 한 방울 내 가슴에 떨어뜨리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https://500px.com/photo/1110583280/spring-that-came-to-me-3-by-yong-k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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