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용기 Dec 14. 2020

그 가을의 끝-4

사진 시 photo poem

그 가을의 끝-4, 사진 시 photo poem


그 가을의 끝


초겨울 숲 속엔

벌써 차가운 정적이 깃든다

그 정적 속으로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가지 끝에 남겨진 나뭇잎들은

시간의 바람과 함께 

하얗게 화석이 되었다.


참 힘들었던 한해살이

그 시름을 잊기 위해선

귀 닫고 입 닫고 눈까지 감고

돌처럼 굳어져야만 했는지도 모른다


이제

눈도 내리지 않는

어둡고 쓸쓸한 초겨울 숲이 싫어

밝은 빛이 비치는 그곳을 향해

서툰 날갯짓을 시작한다


그 가을의 끝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긴 터널이 있고

그 너머 어딘가에 있을 봄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언젠가는 닿으리라는 희망으로

오늘도 작은 날개 펄럭여본다





#그_가을의_끝 #늦가을_숲 #초겨울나무 #화석이_된_마른잎 #2020년 #사진 #자작시 #감성글

매거진의 이전글 그 가을의 끝-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