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조각들-1

첫눈-1

by 박용기
기억의 조각들-1, 첫눈-1
첫눈이 내렸습니다.


아직 떠나지 못한 가을이
곱게 물들어 있는 단풍나무에
하얀 겨울이 내려앉았습니다.

자연은 늘 이렇게
가을이 다 가고 겨울이 오는 게 아니라
가을에 조금씩 겨울의 색을 덧칠하며 다가옵니다.
가을과 겨울이 어울려 만들어내는 색과 풍경이
가슴 시리게 아름답습니다.

첫눈이 이렇게 펑펑 쏟아졌으니
내년에는 풍년이 들겠지요?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도 좋은 일이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첫눈 오는 날/ 곽재구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하늘의 별을

몇 섬이고 따올 수 있지


노래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새들이 꾸는 겨울꿈 같은 건

신비하지도 않아


첫눈 오는 날

당산 전철역 계단 위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

가슴속에 촛불 하나씩 켜들고

허공 속으로 지친 발걸음 옮기는 사람들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다닥다닥 뒤엉킨 이웃들의 슬픔 새로

순금빛 강물 하나 흐른다네


노래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이 세상 모든 고통의 알몸들이

사과꽃 향기를 날린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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