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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박용기
Sep 22. 2020
9월의 나비-2
9월의 나비-2, 버들마편초와 제비나비
꽃 사진을 찍다 보면
때로는 이렇게 꽃보다 더 멋진
주인공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때로는 벌이나, 등에, 거미 등도 등장하지만
고운 자태의 나비가 등장하면
그날은 운수 좋은 날이 됩니다.
버들마편초 위에 사뿐히 앉아
맑은 눈으로 꽃과 눈을 마주치면
어떤 꽃인들 달콤한 사랑에 빠지지 않을는지요?
여름이 가는 9월의 정원에서
제비나비와 잠시 보낸 시간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내가 꽃 사진 찍기를 그만둘 수 없는 것은
꽃과 나비가 보여주는
아름다운 사랑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
나비/ 류시화
*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지구에 달맞이꽃이 피었기 때문이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이제 막 동그라미를 그려낸
어린 해바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은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내가 삶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그리움 때문
지구가 나비 한 마리를 감추고 있듯이
세상이 내게서
너를 감추고 있기 때문
파도가 바다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그 속에서 장난치는 어린 물고기 때문이다
바다가 육지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모래에 고개를 묻고 한 치 앞의 생을 꿈꾸는
늙은 해오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너는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나비의 그 날개짓 때문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내 그리움 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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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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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기
취미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직업
연구자
맛있다, 과학 때문에
저자
청연(靑涓), 사진과 글로 공감하고 싶은 과학자, 과학칼럼니스트, 꽃 사진 사진작가, 포토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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