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ic-11

작은 생명들의 이야기

by 박용기
작은 생명들의 이야기, 벌개미취와 부전나비


외손녀가 다니던 피아노 학원 앞 주차장 옆에는
학원 아래층에 있는 음식점 여주인이
열심히 가꾸는 작은 화단이 있습니다.

백일홍, 설악초, 코스모스
그리고 벌개미취도 꽃을 피웠습니다.

어느 날
외손녀를 기다리는 사이
잠시 카메라를 들고나가 작은 화단에서 만난
벌개미취 꽃 위의 세상입니다.

막 초가을 세상이 펼쳐진 꽃 위에
작은 푸른부전나비 하나와
작은 개미 한 마리가
가을을 느끼기 위해 마실을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모르는
작은 생명들이 나누는 초가을 이야기가
참 궁금해집니다.

*
다시 9월/ 나태주

*

기다리라 오래 오래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지루하지만 더욱
이제 치유의 계절이 찾아온다

상처받은 짐승들도
제 혀로 상처를 핥아
아픔을 잊게 되리라

가을 가을들은
봉지 안에서 살이 오르고
눈이 밝고 다리 굵은 아이들은
멀리까지 갔다가 서둘러 돌아오리라

구름 높이 높이 떴다
하늘 한 가슴에 새하얀
궁전이 솟아올랐다

이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게 되는 시간
기다리라 더욱
오래 오래 그리고 많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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