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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Sep 26. 2020

9월의 나비-6

호랑나비

박용기의 사진공감 2, 9월의 나비-6

*

들풀 위에 내려앉은 호랑나비를

땅바닥에 주저앉아

올려다봅니다.


푸른 나뭇잎의 초록빛과

빛방울진 하늘이 어울려

부드럽게 나비를 감싸줍니다.


자세히 보면

어디선가 찢기고 상한 날개

자유로운 영혼인 나비에게도

삶이란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은 여정인가 봅니다.


지친 나비에게는

꿀보다 쉼이 더 달콤한 9월입니다.


이 가을

들풀 위에 앉아 쉬고 있는 나비 하나가

내가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게 합니다.


내 영혼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영글어 가는지도....


*

나의 9월은/ 서정윤


나무들의 하늘이, 하늘로

하늘로만 뻗어가고

반백의 노을을 보며

나의 9월은

하늘 가슴 깊숙이

깊은 사랑을 갈무리한다.


서두르지 않는 한결같은 걸음으로

아직 지쳐

쓰러지지 못하는 9월

이제는

잊으며 살아야 할 때

자신의 뒷모습을 정리하며

오랜 바램

알알이 영글어

뒤돌아보아도 보기 좋은 계절까지


내 영혼 어떤 모습으로 영그나?

순간 변하는

조화롭지 못한 얼굴이지만

하늘 열매를 달고

보듬으며,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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