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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Feb 15. 2021

2월 그 카페에서-1

흰 튤립

2월 그 카페에서-1, 흰 튤립


갑자기 어딘가 떠나고 싶을 때
아내는 그 카페에 가자고 합니다.


몇 년 전

우연히 알게 된 무주 적상산 자락 서창마을의 한 카페.


집에서 한 시간 가량의 드라이브 후에 만날 수 있는

조용하고 멋진 산 뷰와 아담한 정원이 있는 카페.


오드 아이의 흰색 고양이 앵두가 있어

외손녀의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는 곳.


빵 굽는 날이면 구수한 빵 냄새와 빵맛이 좋아

우리 가족이 모두 좋아하는 곳.


조금 멀어 자주 가지는 못해도

우리는 단골손님이라고 우기며

편하게 느껴지는 곳.


그곳에 가면

가끔씩 예쁜 꽃 사진을 찍어오는 곳.


코로나-19 확산으로 그 카페에도

한동안 못 가다

얼마 전 잠깐 다녀왔습니다.


테이블 위 화병에 꽂혀있는 튤립들이

벌써 봄 느낌을 물씬 풍겨왔습니다.


그중에도 흰색 튤립 몇 송이가

내 시선을 사로잡아

카메라 속에 담겼습니다.


2월 그 카페에는

벌써 봄이 오고 있었습니다.




2월에는/이향아

  
마른 풀섶에 귀를 대고
소식을 듣고 싶다
빈 들판 질러서
마중을 가고 싶다

해는 쉬엄쉬엄
은빛 비늘을 털고
강물 소리는 아직 칼끝처럼 시리다

맘 붙일 곳은 없고
이별만 잦아
이마에 입춘대길
써 붙이고서
놋쇠 징 두드리며
떠돌고 싶다

봄이여, 아직 어려 걷지 못하나
백리 밖에 휘장 치고
엿보고 있나

양지바른 미나리꽝
낮은 하늘에
가오리연 띄워서
기다리고 싶다
아지랑이처럼 나도 떠서
흐르고 싶다




#2월 #무주 #서창 #수작부리는_카페 #튤립 #흰_튤립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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