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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Mar 04. 2021

이른 봄-5

매화-1

이른 봄-5, 매화-1
우리 동네에도 매화가 피어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오랜만에 연구소에 들어가

매실나무를 찾아갔습니다.


벌써 매화가 제법 피어있었습니다.

속눈썹이 긴 미인 같은 모습으로.


하지만

매화를 아름답게 사진에 담아내기는

그리 쉽지 않습니다.


조리개를 열어 심도를 얕게 하고

긴 속눈썹 같은 꽃술 끝에 초점을 맞추면

멀리 있는 꽃술과 꽃잎은 초점이 안 맞기 때문입니다.


또 가지에 바짝 붙어

다닥다닥 꽃들이 피어나기 때문에

꽃 하나만을 잡아 클로즈업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흰 날개옷을 입고 비상하는 선녀나

흰 학처럼 하늘을 나는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오는 꽃도 있습니다.


삶에서도

무언가 나에게 꼭 맞는 것을 만나는 일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런 것들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그 무언가가

나에게 와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梅花(매화)/ 李仁老(이인로)


姑射氷膚雪作衣(고야빙부설작의)

香唇曉露吸珠璣(향순효로흡주기)

應嫌俗蘂春紅染(응혐속예춘홍염)

欲向瑤臺駕鶴飛(욕향요대가학비)


매화


고야산 신선 맑은 피부 눈옷을 입었구나.

향기로운 입술로 새벽 이슬 구슬 마시네.

꽃술이 봄철 붉게 물듬 속되다 하여,

신선 사는 요대로 학 타고 날아가려 하네.




#이른_봄 #매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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