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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Apr 14. 2021

이제 봄-23

튤립-1

이제 봄-23, 튤립-1


가끔씩 가는 동네 길가의 꽃집 앞에
수선화와 튤립이 예쁘게 피어있습니다.


오늘은

붉은 꽃 끝에 노란 무늬가 있는

튤립을 주인공으로 선택했습니다


그 꽃에 초점을 맞추고

심도를 낮추어 사진에 담으면

멀리 떨어져 있는 사거리는

뿌연 배경이 됩니다.

그리고 조금 뒤쪽에 있던

붉은색과 노란색 튤립은

멋진 조연이 됩니다.


동네를 산책하면서 꽃 사진을 찍는 일은

길거리 캐스팅에 나선 영화감독 같은 느낌이 듭니다.

어느 날은 이렇게 멋진 튤립이 주인공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담벼락 가까이 피어난

작은 민들레가 주인공이 되기도 합니다.


살다 보면 이렇게 우리도

어느 날은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어느 날은 조연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그냥 배경이 되기도 하겠지요.


그렇다고

불평하지 않고

다투지 않고

그냥 담담히 오늘을 살다 지는 꽃들이

참 아름답습니다.




4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 정해종

거리엔 꽃을 든 여인들 분주하고
살아 있는 것들 모두 살아 있으니
말좀 걸어 달라고 종알대고
마음속으론 황사바람만 몰려오는데
4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바람이 나도 단단히 나서
마침내 바람이 되고 싶다
바람이 되어도 거센 바람이 되어서
모래와 먼지들을 데리고 멀리 가서
내가 알지 못하는 어느 나라
어느 하늘 한쪽을
자욱히 물들이고 싶다
일렁이고 싶다




#이제_봄 #튤립 #동네_꽃집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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