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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Apr 16. 2021

이제 봄-25

튤립-2

이제 봄-25, 튤립-2


그 집 정원에 들어가는 입구에 핀
붉은 튤립 하나


코로나-19로 인해

그 집 아름다운 정원에 간 지도 제법 되었습니다.

고맙게도 나에게 늘 열려있는 정원이지만

혹시 민폐가 될까 봐 조심스럽습니다.


4월의 햇살이 가득 담긴 채

문밖에 서서 손님을 맞는 붉은 튤립이 아름다워

한참을 보고 있었습니다.


가득 채워진 물통이 뒤집어지면서

담긴 물이 쏟아져 내려오는

놀이동산의 워터파크 놀이기구처럼,

가득 채워진 햇살이 무거워

조만간 쏟아져 내릴 것만 같았거든요.


봄이 가득 담긴

붉은 튤립 한 송이를

힘들고 지친 모두에게 드립니다.




튤립에 물어보라/ 송재학

지금도 모차르트 때문에
튤립을 사는 사람이 있다
튤립, 어린 날 미술 시간에 처음 알았던 꽃
두근거림 대신 피어나던 꽃
튤립이 악보를 가진다면 모차르트이다
리아스식 해안 같은
내 사춘기는 그 꽃을 받았다
튤립은 등대처럼 직진하는 불을 켠다
둥근 불빛이 입을 지나 내 안에 들어왔다
몸 안의 긴 해안선에서 병이 시작되었다
사춘기는 그 외래종의 모가지를 꺾기도 했지만
내가 걷던 휘어진 길이
모차르트 더불어 구석구석 죄다 환했던 기억
……튤립에 물어 보라.




#이제_봄 #붉은_튤립 #하기동 #정원입구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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