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국화와 배추흰나비
참 아름다운 순간입니다.
파란 수레국화 위에
살포시 날아와 앉아
달콤한 꿀을 빨고 있는 배추흰나비 하나
얼마 전 들르게 된
양평의 들꽃수목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선물입니다.
하지만
이규리 시인은 또 다른 시선으로
파란 수레국화를 바라봅니다.
가족 모임에
더 이상 올 수 없는 어떤 가족 하나가
마치 이 파란 수레국화와 같이
유난히 눈에 밟히었나 봅니다.
살면서
그런 순간들이 있겠지요.
가까이 있던 누군가가 떠나 버린 후
그 빈자리가 이렇게
파란 수레국화처럼 눈에 밟히는….
그래도
영화 ‘사랑과 영혼'처럼
이렇게 아름다운 영혼으로 날아와
그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자꾸
눈에 밟히는 파란 수레국화입니다.
수레국화 /이규리
오늘 이곳엔 한 사람만 빼고 다 왔습니다
마당엔 옛 주인이 피운 꽃들 한창이네요
파란 수레국화를 보셨나요
그는 이제 올 수 없는 사람인지
파란 색, 문득 빈자리의 빛깔 같습니다
기억은 참 자주 밟히곤 합니다
멀리 있는 음식을 집을 때 누군가 접시를 가까이 옮겨주었는데
잠깐,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빛깔을 없는 곳에서 보았습니다
오늘 이곳엔 한사람만 있습니다
눈에 밟힌다는 말,
밟는 사람이 더 아픈 이런 장면도 있네요
잡담이나 웃음소리들이 겉도는 저 아래쪽은 축축한 그늘
파란 수레,
그 바퀴에 이미 추운 생이 감겨버린 듯
감겨서 굴러간 듯
오늘 이곳엔 나만 빼고 다 있습니다
#6월의_정원 #수레국화 #청색꽃 #배추흰나비 #들꽃수목원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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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Xue Chen, Jaesung Pae and 47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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