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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Jun 28. 2021

6월의 정원-10

수레국화와 배추흰나비

6월의 정원-10, 수레국화와 배추흰나비


참 아름다운 순간입니다.

파란 수레국화 위에

살포시 날아와 앉아

달콤한 꿀을 빨고 있는 배추흰나비 하나


얼마 전 들르게 된

양평의 들꽃수목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선물입니다.


하지만

이규리 시인은 또 다른 시선으로

파란 수레국화를 바라봅니다.


가족 모임에 

더 이상 올 수 없는 어떤 가족 하나가

마치 이 파란 수레국화와 같이

유난히 눈에 밟히었나 봅니다.


살면서 

그런 순간들이 있겠지요.

가까이 있던 누군가가 떠나 버린 후

그 빈자리가 이렇게 

파란 수레국화처럼 눈에 밟히는….


그래도 

영화 ‘사랑과 영혼'처럼

이렇게 아름다운 영혼으로 날아와

그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자꾸

눈에 밟히는 파란 수레국화입니다.




수레국화 /이규리


오늘 이곳엔 한 사람만 빼고 다 왔습니다


마당엔 옛 주인이 피운 꽃들 한창이네요

파란 수레국화를 보셨나요

그는 이제 올 수 없는 사람인지

파란 색, 문득 빈자리의 빛깔 같습니다


기억은 참 자주 밟히곤 합니다

멀리 있는 음식을 집을 때 누군가 접시를 가까이 옮겨주었는데

잠깐,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빛깔을 없는 곳에서 보았습니다


오늘 이곳엔 한사람만 있습니다

눈에 밟힌다는 말,

밟는 사람이 더 아픈 이런 장면도 있네요

잡담이나 웃음소리들이 겉도는 저 아래쪽은 축축한 그늘

파란 수레,

그 바퀴에 이미 추운 생이 감겨버린 듯

감겨서 굴러간 듯


오늘 이곳엔 나만 빼고 다 있습니다




#6월의_정원 #수레국화 #청색꽃 #배추흰나비 #들꽃수목원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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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Xue Chen, Jaesung Pae and 47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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