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을 살아내는 꽃들-9

달맞이꽃

by 박용기


달맞이꽃.jpeg 무더운 여름날을 살아내는 꽃들-9, 달맞이꽃


힘겹게 7월을 이겨내고 나니
이제 8월


아직도 무더위의 절정에 서 있습니다.


열대지방이 되어 버린 이 여름

꽃들도 나무도 지쳐갑니다.


뜨거운 한낮의 태양을 피해

조용히 달빛 맞으며 피어나는

달맞이꽃도

아마 이 여름에는

지속되는 열대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밤마다

삶의 고뇌를 녹여내어

꽃을 피우는

달빛을 닮은 달맞이꽃을 보며

꽃말처럼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올

그런 날들을 기다립니다.


달맞이꽃은 칠레가 원산지입니다.

꽃말은 ‘기다림’

해가 지면 꽃잎이 활짝 피었다가

아침햇살이 뜨면 오므라들기 시작합니다.


달빛 아래서만 사랑할 수 있었던

전설 속의 여인이

사랑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죽어 갔듯이,

기다림의 달맞이꽃도

2년 만에 시드는 두해살이 풀꽃입니다.




달맞이꽃/ 오경옥


어둠처럼 깊어지면

고요히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눈빛 맑은 웃음으로

충만하게 했던 것들

삶에 묻혀 살듯

말갛게 가라앉혀진 것들이

밤바람 속에

희미해진 추억으로 풀어져

가슴 가득 환하게 피어나는

노오란 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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