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흰 수련이 피어나는 여름 연못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가 됩니다.
아침과 함께 봉오리를 펼쳐
세상을 영접하면서
여름 연못을 신비롭고 아름다운 곳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작은 수련 한 송이가 핀 연못과
아무것도 없는 연못은
너무도 다른 느낌의 연못이 됩니다.
세상에는 이렇게
존재하기만 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아름다음과 행복을 전하는
멋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반대로
다른 사람들에게는
불편과 짜증스러움을 주는
뉴스 속의 수많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늘 성찰해 보라는 듯
물속에 자신을 비쳐보며
조심스럽게 신비로운 꽃잎을 펼치는
수련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여름날입니다.
물과 수련/ 채호기
새벽에 물가에 가는 것은 물의 입술에 키스하기 위해서이다.
안개는 나체를 가볍게 덮고 있는 물의 이불이며
입술을 가까이 했을 때 뺨에 코에
예민한 솜털에 닿는 물의 입김은
氣化(기화)하는 흰 수련의 향기이다.
물은 밤에 우울한 水深(수심)이었다가 새벽의 첫 빛이
닿는 순간 육체가 된다. 쓸쓸함의 육체!
쓸쓸함의 육체에 닿는 희미하게 망설이며
떨며 반짝이는 빛.
안개가 걷히고 소리도 없이 어느 새
물기 머금은 얼굴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저 수련은
밤새 물방울로 빚은 물의 꽃
물의 말을 듣기 위해 귀를 적신다.
물이 밤새 휘갈긴 수련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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