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잔상-6

붉은새우풀

by 박용기
여름의 잔상-6, 붉은새우풀


먹음직스러운 붉은 새우가 열린 나무입니다.


한여름의 무더위가 한창일 때

수영장에 있는 외손녀를 기다리며

카메라를 들고 동네를 한 바퀴 도는 일이

저에게는 힐링의 시간입니다.


덥지만 동네 여기저기에

꽃들이 피어 있기 때문입니다.


수영장 뒤편에 있는 국숫집은

점심시간에만 영업을 하는지

오후 시간에 문을 닫았습니다.

사람이 없는 한적한 국숫집 앞에 있는 화분에는

이국적인 꽃이 피어있습니다.

멕시코가 원산인 붉은새우풀 혹은 붉은새우초입니다.


학명은 Justicia brandegeeana이지만

Mexican shrimp plant, shrimp plant

혹은 false hop 등으로 불립니다.


열대 식물원과 하와이에서

황금색의 금새우풀을 본 적은 있는데,

동네에서 그 사촌 격인 붉은새우풀을 보게 되어

참 반가웠습니다.


한여름 무더위를 잠시 잊게 했던 이 꽃이

지금도 피어 있는지 한 번 가 봐야겠습니다.

어쩌면 이 여름처럼

떠나갈 준비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은 붙잡는 것이 아니라

흘려보내는 것,

그리고 추억하는 것인가 봅니다.





중년의 여름밤 / 이채

화가는 별을 보고 그림을 그리고
시인은 별을 보고 시를 쓰겠지만
나는 별을 보고 추억에 젖습니다

여름이 오고, 또 밤이 오면
밤바람 시원한 창가에서
어린 날의 눈망울처럼
초롱초롱한 별을 바라봅니다

웃고 있어요. 별도 나도
유난히 내 눈에 빛나는 별 하나
나를 알고 있나 봅니다
퍽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별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고마운 별

밤마다 별을 심은 적이 있었지요
어른이 되면 그 별을 꼭 따오리라 믿으며
우정의 별로 일기를 쓰고
사랑의 별로 편지를 쓰고
소망의 별로 꿈을 꾸던 나이

세월은 흘러도 별은 늙지 않고
어느덧 나는 중년이 되었지요
눈물의 별로 술을 마시고
추억의 별로 커피를 마시는 나이
이제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어요

별은 따오는 것이 아니라
그리워하며, 이렇게 그리워하며
그저 바라보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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