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과 초가을-2

무릇 꽃

by 박용기
늦여름과 초가을-2, 무릇 꽃



늦여름의 끝자락이 되면
풀밭엔 무릇 꽃이 피어납니다.


밤하늘을 우러러보면서

밤마다 하늘의 별을 따서

기다란 꽃대에 하나씩 매달아

작은 꽃을 피워내는

무릇 꽃


피어날 꽃봉오리를 새며

가을이 올 날을 기다립니다.


가을에 붉게 피는 꽃 석산의 이름이

꽃무릇으로도 불려

무릇 꽃 하면 사람들은

꽃무릇만 생각하지만

풀밭에 무리 지어 피어나는 무릇 꽃도

늦여름을 아름답게 만들어 줍니다.


동네 풀밭에 지천으로 피어난

무릇 꽃 한 다발을 꺾어

화병에 꽂아두니

벌써 집안엔 가을바람이 붑니다.


늦여름이

아직 떠나기 싫다고 때를 쓰는지

늦은 장마가 이어지는

초가을입니다.




구월/ 박정순


댓바람에 실려온 목소리 있어

내 앞에서 아기작거리는 여름

떠밀고

싸리문 황망히 밀어 젖혔지


무성한 풀벌레소리

바람 소리만 귓가를 스칠 뿐

보이는 것은

푸르른 녹음과

휘적휘적 사라지는 여름의 뒷모습


그 무슨 인연의 끈으로 만나

그리움 한 줌 남기고

아픔 한아름 허공에 흩날린

보이지 않는 너의 모습

그리다

문득, 잠에서 깨어나

여름을 보내며 후회하네


여름도 가는 여름날

바람소리

풀잎소리로

엷은 투명옷 입고 날 부른

너의 목소리


기억할 수 없는

네 모습 그리며

아릿한 슬픔 불러 모아

번지 수 모르는 긴 편지를 띄운다




#늦여름 #초가을 #구월 #무릇_꽃 #들꽃 #화병 #2021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늦여름과 초가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