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과 초가을-3

백일홍-2

by 박용기
늦여름과 초가을-3, 백일홍-2


참 깨끗하고 맑은 얼굴로
늦여름에서 초가을로 넘어가는 꽃


초등학교에서 내려오는

작은 네거리 한 코너에서

다정히 아이들을 맞아주는 백일홍입니다.


늘 천진한 아이들과 눈 맞추기 위해

아이들의 키만큼에

곱고 맑은 꽃을 피웠습니다.


가을빛처럼 고운 배경은

실은 학생들을 실어 나르는

노란 스쿨버스.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이 학원 차를 타고 떠나는 아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격려의 눈빛을 보냅니다.

때로는 바람 따라 손을 흔들어 주기도 합니다.


물론 그 눈빛과 손짓을 알아차리는 아이들은

그리 많지 않겠지만......


학교가 끝나면 책가방을 던져놓고

동네 친구들과 뛰어놀던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아이들이 꽃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여유롭고 따뜻한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된 초등학교 앞에서

아이들의 재잘거림 속에

초가을이 시작됩니다.




구월의 시/ 조병화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온
그 여름만큼
그만큼 인간은 무거워지는 법이다.
또한 그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움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주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아

바람결처럼 물결처럼
여름을 감도는 사람아
세상사 떠나는 거

비이치 파라솔은 접히고
가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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