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시-2, 백일홍
백일 동안 꽃이 핀다는 백일홍
하지만 이 꽃도 정말 100일 동안
피어있는 것은 아닙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자 뜻 그대로는 '꽃은 열흘 동안 붉은 꽃이 없다'
즉 꽃은 아무리 고와도 곧 지고 만다는
자연의 섭리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때로는 다른 의미와 함께 쓰이기도 합니다.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즉 권력은 십 년을 못 가고 활짝 핀 꽃도 열흘을 가지 못한다
작은 꽃들도
떠나갈 시간을 알고
자연의 순리에 따라
모든 걸 내려놓고
내년을 기약하며 씨를 준비합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은
남송의 시인인 양만리(楊萬里)가 지은
납전월계(臘前月季)라는 시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납전월계(臘前月季)
只道花無十日紅, 지도화무십일홍
此花無日無春風 차화무일무춘풍
一尖已剝胭脂筆, 일첨이박연지필
四破猶包翡翠茸 사파유포비취용
別有香超桃李外, 별유향초도리외
更同梅斗雪霜中 경동매투설상중
折來喜作新年看, 절래희작신년간
忘却今晨是季冬 망각금신시계동
단지 꽃은 열흘 붉은 꽃이 없다고 말하는데,
이 꽃은 봄바람이 불지 않는 날이 없구나.
연지빛 붓 같은 꽃봉오리 피려 하니,
네 가지 꽃받침이 비취색 싹으로 덮였구나.
복숭아와 오얏을 뛰어넘는 향기가 따로 있으니,
눈서리 속에서도 매화와 다투네.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도 꺾었는데,
오늘 새벽이 섣달인 줄도 잊고 말았네.
꽃들이 들려주는
살아가는 도리를 보면서,
욕심과 오만을 내려놓는
지혜를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백일홍 편지 / 이해인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모든 만남은 생각보다 짧다
영원히 살 것처럼
욕심 부릴 이유는 하나도 없다
지금부터
백 일만 산다고 생각하면
삶이 조금은
지혜로워지지 않을까?
처음 보아도
낯설지 않은 고향친구처럼
편하게 다가오는 백일홍
날마다 무지갯빛 편지를
족두리에 얹어
나에게 배달하네
살아 있는 동안은
많이 웃고
행복해지라는 말도
늘 잊지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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