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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Oct 26. 2021

가을을 그리다-7

분홍구절초

가을을 그리다-7, 분홍구절초


분홍구절초 위에 맺힌
물방울이 참 아름답습니다.


방금 세수를 한

젊은 여인의 생얼처럼

말갛게 느껴집니다.


우리는 젊은 시절에 방황도 하고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호승 시인은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 준 한마디>라는 책에서

'꽃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황하지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시인은

'꽃은 피기 때문에 아름다운 게 아니라

지기 때문에 아름답다'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열매를 맺고

새로운 삶을 또 피워내기 때문이겠지요.


피는 꽃도 아름답지만,

지는 꽃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꽃을 보려면/ 정호승


꽃씨 속에 숨어 있는

꽃을 보려면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

어머니를 만나려면

들에 나가 먼저 봄이 되어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

꽃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버려라




#가을 #그림 #물방울 #분홍구절초 #지는_꽃의_아름다움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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