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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Nov 05. 2021

경복궁의 가을-1


 제 개인 사진전시회가 끝나는 날

일주일 동안 주인공이 되어

갤러리 벽면을 장식하던

제 사진들을 내리고 나니

공연이 끝난 텅 빈 연극무대처럼

허전함이 느껴졌습니다.


시간도 여유가 있어

모처럼 혼자

인사동의 갤러리에서 가까운

경복궁을 한 바퀴 둘러보았습니다.


이제 막 가을색으로 물든 고궁에서

저는 주로 사람이 없는 구석진 곳으로

꽃을 찾아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정원이 넓지 않았고

꽃들도 그리 많지 않아

조금은 실망스러웠습니다.


경회루도 공사 중이라 볼 수 없어

정원의 꽃들과

막 물들고 있는 단풍을

카메라에 담아왔습니다.


오랜 역사의 중심지였던 곳이지만

여기에 살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고

지금은 이렇게 한적한

휴식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마치 전시회를 끝내고

사진 작품들을 모두 내리고 난 후의 느낌과

뭔가 통하는 것 같았습니다.



서양등골나물, 산국, 해당화 열매 (사진을 클릭해보세요)








이제는/ 양현애


새벽부터 저녁까지

북적북적


3000명이

옹기종기 살았던

경복궁


임금님, 왕비마마

환관, 궁녀가

집으로 삼아 살던

거대한 안식처


100년이 흐른 오늘날

임금님과 궁녀는 어디가고

관광객들만 둘러보고

갈뿐이지


어디 갔을까?




#경복궁 #가을 #단풍 #해당화_열매 #산국 #서양등골나물 #전시회 #2021년_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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