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의 가을 -2

배추꽃

by 박용기
무주의 가을 -2, 배추꽃


꽃이 모두 사라진 줄 알았는데,
길가 작은 배추밭에
서리 속에 피어있는
배추꽃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마치 온 세상을 얻은 듯

반가운 마음에

카메라에 고이 담았습니다.


이슬 맞은 풀과 배춧잎은

추워서 모두

정신줄을 놓아버린 모습이지만,

이 노란 배추꽃은

어찌 이리도 싱싱한지요?

참 특별한 모습이었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때로는 전혀 준비도 안된 채

어려움과 맞닥뜨릴 때도 있습니다.


마치

갑자기 첫서리가 내리거나

추위가 찾아온 것처럼.


이수경 시인의 시처럼

된서리 내린 아침에

따뜻한 불목에서

편히 쉴 수 있기 위해선

그분께 모든 걸 맡기는

삶이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서리 내린 아침/ 이수경


허옇게 서리 내린 아침 들길에

어제저녁 누구네 비추 뽑았나?


뚝뚝 흘리고 간 배추 겉잎에

서리가 허옇게 내려앉았다.


이제 보니

늦은 김장 하였나 보다.


서둘러 뽑아 간 배추밭 위를

된서리 허옇게 모두 덮었다.


그밭 주인 오며 가며

가슴 쓸겠다.


어제 하길 잘했다고

끄덕이겠다.


오늘은 불목에서

편히 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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