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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Nov 16. 2021

The autumn red 2021-3

피라칸다 열매

The autumn red 2021-3, 피라칸다


붉게 익은 피라칸다의 열매를 보면서
먹음직스럽게 느끼시나요?


하지만 새들에게 양보하세요.

이 열매는 새들이 참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10월 중순에 이렇게 붉게 익어

탐스러웠던 열매는

이제 별로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사이

직박구리나 물까치 같은 새들이

맛있게 따먹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새들은

붉은 열매를 좋아하나요?


새들은 인간이나 원숭이보다

뛰어난 색 식별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들이 붉은색을 비교적 좋아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새들은 색깔보다는 맛으로

과일이나 열매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즉 붉은색을 내는 안토시아닌은

항산화제이며 이 맛을 먹기 위해

붉은 열매를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새들이 먹기 좋을 만큼의 크기로

둥근 모양을 하고 있는 피라칸다 열매는

어쩌면 하나님께서

새들의 맛있는 가을 양식으로 만드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열매/ 오세영



세상의 열매들은 왜 모두

둥글어야 하는가.

가시나무도 향기로운 그의 탱자만은 둥글다.


땅으로 땅으로 파고드는 뿌리는

날카롭지만

하늘로 하늘로 뻗어가는 가지는

뾰족하지만

스스로 익어 떨어질 줄 아는 열매는

모가 나지 않는다.


덥썩

한 입에 물어 깨무는

탐스런 한 알의 능금

먹는 자의 이빨은 예리하지만

먹히는 능금은 부드럽다.


그대는 아는가.

모든 생성하는 존재는 둥글다는 것을

스스로 먹힐 줄 아는 열매는

모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가을 #red #피라칸다_열매 #새들의_먹이 #둥근_열매 #2021년_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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