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소중한 순간-7

버들마편초와 배추흰나비

by 박용기
가을날의 소중한 순간-7, 버들마편초와 배추흰나비

가을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해인 시인은
가을바람이 있어 산다고 합니다.

이 가을
어쩌면 나는
이 즈음이면 변함없이 피어나는 가을 꽃들과
꽃이 핀 자리마다 찾아 드는
벌과 나비들이 있어 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혼란스러워도
꽃들은 피어나고
대만흰나비는
홀로 꽃 사이를 우아하고 부드럽게 유영하여
마음에 드는 꽃 위에 사색하듯 앉습니다.

분명 가을을 아름답게 살 줄 아는 아이인 것 같아 부럽습니다.

나는 이 가을
무엇을 좇으며 살고 있는지
이 사진을 보며 생각에 잠겨봅니다.




가을 바람/ 이 해 인


숲과 바다를 흔들다가
이제는 내 안에 들어와
나를 깨우는 바람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놓고
햇빛과 손잡은
눈부신 바람이 있어
가을을 사네

바람이 싣고 오는
쓸쓸함으로
나를 길들이면
가까운 이들과의
눈물겨운 이별도
견뎌낼 수 있으리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사랑과 기도의
아름다운 말
향기로운 모든 말
깊이 접어두고
침묵으로 침묵으로
나를 내려가게 하는
가을 바람이여

하늘 길에 떠가는
한 조각 구름처럼
아무 매인 곳 없이
내가 님을 뵈옵도록
끝까지
나를 밀어내는
바람이 있어

나는
홀로 가도
외롭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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