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발코니의 꽃들-7

체리세이지

by 박용기
겨울 발코니의 꽃들-7, 체리세이지


겨울 발코니 창가에서
붉게 피어난 체리세이지(cherry sage)


마치 패션쇼를 하는 모델처럼

독특한 패션 감각으로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잎을 따서 손으로 문지르면

과일향 같은 향기로운 냄새가

코끝에 번집니다.


아라비아의 속담에

'세이지를 심은 집에서는 죽는 사람이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널리 애용되어 온 약초 중 하나라고 합니다.


방부, 항균, 소독, 살균 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이지 차는 홍차가 발달하기 전까지

서양에서 가장 일반적인 차로서 애용이 되었다고 합니다.


세이지 중에서 가든세이지의 경우

주로 고기 요리에 많이 사용되는데,

요리의 풍미가 높아지고,

육류 특유의 잡맛이나 잡냄새를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제가 참 좋아했던

사이먼과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스카보로우 페어(Scaborough Fair)라는 노래의 첫 소절에

바로 세이지가 등장합니다.


Are you going to Scarborough Fair?

Parsley, sage, rosemary and thyme


파슬리, 세이지, 로즈마리 그리고 타임

모두 향이 좋은 허브들이죠.


이 음악이 OST로 사용되었던

영화 '졸업'이 떠오릅니다.




체리세이지/ 정소란


향유는 뿌리까지 내려와

갈 길 찾아가는 법을 알리고

거대한 십리목(十里木)임을

바람에게 회유(懷柔)하는

방년의 발랄한 체리세이지


지는 때를 잊고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골목에서

희고 밝은 불이 켜질

나무가 되고 싶은 꽃


그런 봄 나무가 되는 꿈은

온통 봄이 되는 것

시린 땅에 눈물겨운 싹을 내고

비행을 준비하는 얇은 꽃잎과

성하를 벗어난 여린 줄기의

온도를 기억하는 나는 가난한 시인

너처럼 가벼운 시 한줄 놓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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