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숲-10

강아지풀과 눈

by 박용기
120_3299-m-s-Winter Forest-10.jpg 겨울 숲-10, 강아지풀과 눈


겨울 숲가의 마른 강아지풀 위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한 해를 마감하고

이재는 생명력이 없어 보이는 풀이지만

마치 어린 강아지들이

눈 속을 뛰며 좋아하는 모습처럼

즐거워 보입니다.


낭만이 사라져 가는 나이.

눈을 보아도

그리 설레지 않는 나에게


눈 속의 마른 강아지풀은

눈을 맞으며 한없이 걷기도 했던

젊은 날의 나를 잠시 불러왔습니다.




/ 박용래


하늘과 언덕과 나무를 지우랴

눈이 뿌린다

푸른 젊음과 고요한 흥분이 서린 하루하루 낡아 가는 것 위에

눈이 뿌린다

스쳐 가는 한 점 바람도 없이

송이눈 찬란히 퍼붓는 날은

정말 하늘과 언덕과 나무의

한계는 없다

다만 가난한 마음도 없이 이루어지는

하얀 단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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