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풀과 눈
겨울 숲가의 마른 강아지풀 위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한 해를 마감하고
이재는 생명력이 없어 보이는 풀이지만
마치 어린 강아지들이
눈 속을 뛰며 좋아하는 모습처럼
즐거워 보입니다.
낭만이 사라져 가는 나이.
눈을 보아도
그리 설레지 않는 나에게
눈 속의 마른 강아지풀은
눈을 맞으며 한없이 걷기도 했던
젊은 날의 나를 잠시 불러왔습니다.
눈/ 박용래
하늘과 언덕과 나무를 지우랴
눈이 뿌린다
푸른 젊음과 고요한 흥분이 서린 하루하루 낡아 가는 것 위에
눈이 뿌린다
스쳐 가는 한 점 바람도 없이
송이눈 찬란히 퍼붓는 날은
정말 하늘과 언덕과 나무의
한계는 없다
다만 가난한 마음도 없이 이루어지는
하얀 단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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