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소중한 순간-9

by 박용기
가을날의 소중한 순간-9, 해국
조금 늦은 오후
가을 햇볕이 해국 위에 내려옵니다.



바닷가 절벽에서

해풍을 맞으며 피어나야

푸른빛이 제격인 해국이지만,

정원 한 편에 피어나도

분명 존재감이 뚜렷합니다.


저녁거리를 장만하러 나온 벌 손님 하나가

분주히 꿀을 모으는 시간.

해맑은 해국은 꿀과 함께

빛바랜 늦은 오후의 햇볕도 대접합니다.


남쪽 바닷가 어딘가가 고향일 것 같은 해국이

가을 정원에서

나에게는 가을 바다를 선물합니다.

길어져 가는 가을 그림자도 함께.


감사하고 소중한 가을날의 한 순간입니다.




가을 그림자/ 김재진


가을은 깨어질까 두려운 유리창

흘러온 시간들 말갛게 비치는

갠 날의 연못

저물도록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 찾으러

집 나서는

황혼은

물 빠진 감잎에 근심 들이네.

가을날 수상한 나를 엿보는

그림자는 순간접착제.

빛 속으로 나선 여윈 추억 들춰내는

가을은

여름이 버린 구겨진 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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